'PD수첩' 최승호의 MBC…노영방송 마지막 단추 뀄다

사장 취임 하루만에 대대적 인사 청산, 방통위는 '지상파 재허가' 압박 카드

임혜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10 11: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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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에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선출됐다. 회사 내부에서 노조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노영(勞營) 방송' 전락 우려도 나오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지난 7일 오후 제11차 임시이사회를 열어 신임 사장에 최승호 뉴스타파 PD를 내정했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의 노조위원장을 지낸 최승호 PD는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하며 경영진 퇴출 요구의 선봉에 선 인물이다.

이날 진행된 최종면접에 자유한국당 추천 이사(고영주,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들은 모두 불참했다. 현 여권 추천 이사 5인만이 참석했을 뿐이다. 최승호 신임 사장은 현 여권(더불어민주당) 추천 이사 5인의 전원 만장일치로 MBC의 새 얼굴이 됐다.

"특정 정파에서 독립된 방송 만들겠다" 공언했지만...

최승호 사장 선출을 두고 정치권과 방송가에선 반응이 극과극으로 엇갈리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민노총 언론노조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8일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언론종사자들의 노력과 공정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국민들의 바람이 맞물려 새 사장이 내정됐다"고 말했다. 추미애 당 대표 역시 "최승호 사장에게 기대가 크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광우병 2의 개막으로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 8개월 된 사장을 끌어내리고 결국 노조를 등에 업은 인사가 사장실을 점령했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당 과방위 소속 의원들도 공동 성명을 내고 "허위 보도로 사회를 괴담으로 밀어넣은 광우병 보도 출신을 사장에 앉히려고 그토록 무리한 짓을 저질렀느냐"고 거세게 규탄했다.

 

 

'광우병 보도' 여전히 논란인데..."적폐 청산부터"

'광우병 허위보도' 논란은 여전히 최승호 신임 사장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PD수첩' 제작을 맡고 있던 2012년 4월 최승호 사장은 한-미 FTA를 토대로 진행될 미국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광우병의 위험을 경고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해당 보도는 미국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린다는 '뇌송송 구멍탁' 등 자극적인 괴담의 발단이 됐고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PD수첩'의 한 작가는 지인에게 보낸 메일에서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 생명을 끊어놓는 일을 해냈다. 이는 과거 어느 언론도 운동권도 하지 못한 일"이라며 자랑스레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보도는 '특정 정파적 색채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 사장은 2012년 170일 파업에 참여하며 MBC로부터 규칙위반으로 해고 당했다. 당시 그는 해고 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현재까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만일 대법원에서 "최승호 PD의 해고는 정당했다"는 판결이 내려진다면 이는 다시 법적 논란으로 번지게 된다.

그럼에도 최승호 사장은 선출 만 하루가 된 8일 'MBC 해직기자 5인을 전원 복직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을 포함한 해직기자 정영하, 강지웅, 이용마, 박성호, 박성제 기자 등 5인 역시 현재 MBC 사측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8일자로 MBC 메인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배현진 아나운서가 하차했다. 이날 MBC 보도국에는 대대적인 인사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이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조사를 통해 신동호 국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며 배현진 앵커 체제도 새롭게 개편할 것"이라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만이다.

신동호 국장과 배현진 앵커는 최근 방송 파업 분위기 속에서 파업에 불참한 채 방송을 이어가 언론노조 세력으로부터 '적폐'로 낙인찍힌 바 있다.

 

 

방통위, '지상파 재허가' 압박...MBC에 '레드카드'

MBC 사장 교체와 맞물려 방통위는 '지상파 재허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실상 MBC가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든 처지에 놓인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지상파 재허가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3사(KBS·SBS·MBC) 모두 기준점 650점에 미달되는 점수가 나왔다. 주요 언론보도에 따르면 SBS는 647점, KBS1은 646점, KBS2는 641점, MBC는 가장 낮은 점수인 616점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지상파 3사 모두에 재허가 탈락 점수를 매겼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상파 3사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재허가 거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처럼 3사 모두가 기준점에 미달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MBC가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사업자는 3년에서 5년 사이로 방통위의 재허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총점 1,000점 중 650점 미만 사업자에 대해서 방통위는 재허가 거부나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할 수 있다.

재허가 평가 기준 항목은 ▲방송평가 ▲방송 공정성 공적책임 ▲방송 기획 편성 제작 공익성 확보 계획 및 경영 재정 기술적 능력 ▲방송발전 지원계획 등이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방송 공적 책임과 공정성 등에 대한 집중 심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파업 여파를 크게 받아 노사 간 갈등을 빚어낸 KBS와 MBC가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상적인 심사 맞나"...'민주당 언론장악 문건' 재점화

문재인 정부의 거센 압박에 방송가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KBS 사측은 방통위가 내놓은 성적표와 관련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KBS 측은 8일 "방통위로부터 구체적 재허가 심사 결과를 정식 통보 받은 일이 없으므로 심사에 대한 공식 대응은 통보를 받은 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국가기간방송에 대한 평가가 법과 제도에 근거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20일로 예정된 방통위 전체 회의에서는 지상파 방송 공공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강력한 재허가 조건이 따라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방통위의 관계자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점수 보정이 아니며 공정하고 엄격하게 심사한 결과"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사실상 민주당발 방송장악 문건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지난 9월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 내용에는 '정치권이 나서면 언론 탄압이라는 역공 우려가 있으니 방송사 구성원 시민단체 및 학계 중심이 사장 퇴진 운동 전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시됐는데 해당 내용 그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조합원들은 방문진 이사가 재직하고 있는 직장과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농성을 벌였다. 이로 인해 결국 2명의 이사가 자진사퇴했다. 방문진 여야 구도가 바뀜과 동시에 취임 8개월 된 MBC 김장겸 전 사장은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조사가 들어가 해임 절차를 밟게 됐고 언론노조의 선봉에 섰던 인사가 MBC 신임 사장으로 발탁됐다.

민주당발(發) 언론장악 문건에는 지상파 재허가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됐다. ▲금년 11월 경 방송사 재허가 심사 시 엄정한 심사를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조치 ▲재허가 시 보도·제작의 중립성 중점 심사 및 부당 해고·전보 문제 심사 강화 등의 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재허가 권한을 무기로 지상파 3사를 정권 앞에 줄 세워 결국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사상 초유로 지상파 3사 모두가 기준 점수에 미달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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