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해도 부족한 ‘부실대 구조조정’, 오히려 뒷걸음질

교육부 ‘대학 기본 역량 진단 계획’ 발표...“부실대 생명 연장” 지적 잇따라

정호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01 14: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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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이 부실대학 지정 기준을 대폭 낮추면서, 전국 대학 가운데 60%는 ‘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되는 대학’에 선정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지방대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자생력 없는 부실대학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것 아니냐"며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부실대학 구조조정’ 속도를 크게 늦추면서, 그 피해가 결국 수험생에게 돌아갈 것이란 비판도 거세다.

교육부는 30일 ‘2018년 대학 기본 역량 진단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대학평가 결과 하위 40%에 해당하는 대학을 ‘정원 감축 권고 대학’으로 지정한다. 하위 40%에 해당하는 역량강화대학'(20%)과 재정지원제한대학(20%)은, 정원 감축은 물론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도 불이익을 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할 계획이다.

반면 상위 60% 대학은 ‘자율 개선 대학’으로 분류, 재정 지원 및 정원에 있어 패널티를 주지 않을 방침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부실대학 구조조정 방안은, 수도권 대학에 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사립대의 환영을 받고 있다. 부실대 지정 기준이 크게 완화된 만큼, 지방대들이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그럼에도 자생력을 회복하는데 실패한 대학은 퇴출시키는 것이, 하향 평준화된 우리 고등교육을 정상화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매년 쏟아지는 ‘학사 낭인’을 줄이고, 수험생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지난 정부에 비해 더 강도 높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교육부가 공개한 계획안은 지난 정부의 부실대 구조조정 방안에 비해 오히려 퇴보했다.

지난 정부는, 고교 졸업자수가 2013년 기준 56만명에서 2023년 40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학 구조 개혁 평가계획'을 수립했다.

당시 교육당국은 전국의 모든 대학을 A부터 E까지 6등급(A·B·C·D+·D-·E)으로 나누고, 경쟁력이 우수한 A등급(17%) 대학만을 정원 감축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무려 60% 대학에 ‘정원을 감축하지 않아도 되는 혜택’을 부여한 현 정부의 계획안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교육전문가들은 현 정부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 이외에 이렇다 할 재정확보 방안이 없는 상당수 지방사립대가, 정원 감축 없이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끔 숨통을 틔워준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다. 비슷한 맥락에서, 교육부의 이번 조치가 ‘부실대 구조조정 지연’이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대학 등급을 세세하게 나누지 않고, 상위 60% 대학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지정해 정원 감축 권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새 정부의 고등교육정책 추진방향은 공공성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고,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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