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백성의 고단함 상징하는 ‘찔레 꽃 대선’이라 하자

왜 하필 ‘장미대선’인가

장석영 칼럼 | 최종편집 2017.04.18 17: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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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미대선’이란 말이 자주 들린다. 대선이면 대선이지 장미대선은 무언가. 처음엔 그 뜻이 별개 아닐 것이라 여겼다. 이번 대선 선거일이 장미의 계절인 5월 9일에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장미대선이란 말은 처음에 한 좌파신문에서 쓰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지금은 모든 언론에서 사용한다. 그 이유가 무얼까? 좀 이상했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고 있을 정도로 멋지고 아름다운 계절임에 틀림없다. 또한 이달엔 장미가 만발하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꼭 그렇게 ‘장미대선’이라고 불러야만 하는 것인가. 이번 대선은 정상적으로 12월에 치러지지 않고 앞당겨 졌으니 ‘조기대선’이라고 해야 맞는 것이다. 그런데 장미대선이라니, 이번 선거가 그렇게 예뻐 보이는 선거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신문철을 찾아봤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전에는 조기대선이란 말을 썼었다. 그러다가 어떤 특정인이 최고의 지지율을 보이고 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자 언론들은 ‘벚꽃대선’이란 말을 썼다. 그리고 탄핵이 결정되자 선거일을 5월 9일쯤으로 보도하면서 ‘장미대선’이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래도 신문의 경우, 문장 중에서만 장미대선이라 하더니 이젠 아예 대형 제목으로도 뽑는다.

그러니 아무 것도 모르는 국민들은 그걸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한다. 언론의 이런 보도태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번 선거가 장미꽃이 피는 시기라는 것을 연상케해줌으로써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선거라는 선입견을 갖게 해준다. 우리는 그 이면에 숨겨진 특정후보, 혹은 특정세력을 미화하려는 의도를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나 알게 된다. 언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막강하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좌파 언론이 그걸 노린 것일 게다.

이번 조기대선은 예전 같으면 역모라 해서 능지처참을 당할 몇몇 간악하고 음흉한 세력들이 기획하고 여기에 법을 잘못 공부한 자들과 겉으로만 국민의 머슴이라고 자처하는 자들에 의해 실행으로 옮겨진 결과일 따름인 것이다. 이런 판국에  ‘장미’라는  꽃이 갖는 의미가 어울린단 말인가.

혹자는 이제 별것을 다가지고 시비를 건다고 할지 모르나 헌재의 ‘파면’이 있고부터 이 명칭이 만들어진 과정을 훤히 아는 사람으로서 보면 ‘장미대선’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극히 부적절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탄핵의 핵심은 간단하다. 단돈 1원도 안 먹으면 구속되고 수조원의 비자금이나 수천억 원의 뇌물을 먹은 자는 죽어서도 칭송을 받는 대상이라는 것이 아닌가. 그뿐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은 군중재판이요, 언론과 사법, 입법부의 인민재판이 아닌가. 그 결과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구속은 좌익세력의 쿠데타가 95%를 달성한 것을 의미한다. 이제 그들이 원하는 자가 대통령이 되면 쿠데타는 완벽한 성공을 거두는 셈이다. 그러면 이 나라의 법치, 이 나라의 희망은 끝이다.

그래서 치러지는 조기대통령선거가 이번 대통령보궐선거다. 그런데 이 더러운 선거로 국민 혈세가 얼마나 소진되는지 국민들은 모른다. 보조금과 보전금을 합해 5개 정당의 후보가 타가는 액수가 무려 2천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각 정당들은 대선을 치루고 나면 당의 재산이 오히려 불어난다. 결국 각 후보들은 국민의 혈세로 대선을 치루고 당의 재산도 벌어들이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라고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선거에서 떨어지면 본인은 물론 처갓집까지 패가망신하기 일쑤였는데 요즘은 국민들의 혈세를 마음껏 써보고 오히려 재산도 늘리는 요상한 시절이 되고 말았다. 누가 이런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 국민들의 등골을 빼먹게 한 것인가. 그 장본인은 바로 노 무현 정부였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또 어디 있는가. 어떤 대선후보는 중도 사퇴로 국고보조금을 타먹고 튀는 짓도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선거제도다.

그런데 무엇이 장미꽃처럼 열정과 기쁨과 행복한 사랑이 넘치는 선거란 말인가 하는 것이다. 차라리 우리의 꽃이며 눈물이며, 꿈이 있는 찔레 꽃 대선이라 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물론 장미는 조선시대에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며 사대부나 왕실에서 좋은 날이면 주고 받아온 꽃이었다. 왜냐하면 일반백성이 아닌 귀족을 상징하는 꽃이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우리가 아는 것처럼 귀족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므로 장미는 결코 서민을 상징하는 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가 농민의 자손들이다. 조선의 왕들도 5월엔 바지를 걷어붙이고 논에 들어가 모내기를 하며 백성들의 고단함을 체험했으며, 풍년을 기원하는 희망에 기꺼이 함께 했던 것이다. 팔도강산에 모내기가 한창인 5월은 장미가 아닌 찔레꽃의 계절이다. 찔레꽃이 피는 계절은 우리에겐 보릿고개였다. 겨울을 지내면서 양식은 떨어지고 햇보리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던 시절, 그 어려운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풍년의 가을을 기대하면서 모내기에 열정을 다했던 선조들이었다. 그들의 시선에는 들녘에 하얗게 만발한 찔레꽃이 풍요로운 쌀밥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이번 조기대선을 통해 우리가 뽑고자 하는 대통령은 귀족이 아니다. 우리의 아픔을 보듬어줄 줄 알고 대한민국을 적화시키려는 북한의 야욕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켜나갈 리더를 뽑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에겐 ‘장미대선’보다 ‘찔레꽃 대선’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 아닌가 한다. 게다가 장미대선이란  명칭은 영국의 더러운 권력투쟁인 ‘장미전쟁’에서 따온 것 같아 더 거부감이 든다.

장미전쟁‘이 어떤 전쟁인가. 잉글랜드의 왕권을 놓고 랭커스터 가(家)와 요크 가(家), 이렇게 두 집단이 피터지게 싸운 전쟁이다. 이 전쟁은 1455년부터 1485년에 걸쳐 일어났는데, 에드워드 4세 집안은 에드워드 3세의 다른 아들의 줄기로 흰 장미문장을 쓰는 요크가문이었고, 헨리6세 또한 에드워드 3세의 아들로 붉은 장미문장을 쓰는 랭커스터 가문의 자손이었다. 이 두 왕실 집안을 따르는 추종자와 이를 따르는 사병들 간의 싸움으로 시작, 무려 30년에 걸쳐 피를 흘린 것이 장미전쟁이다.

자신들의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오랜 기간 전쟁을 치러 국민들은 목숨을 잃고 모든 것이 풍비박살 난 요크가와 랭커스터가의 왕권전쟁이 뭐가 그리 멋지다고 이름을 따왔다는 것인가. 웬만한 사람으로선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기야 그런 더러운 권력투쟁이라는 측면을 부각시킬 생각이었다면 ‘장미대선’이 어울리는 선거일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억지 탄핵으로 권력을 찬탈하려는 자들을 미화하기 위해 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라면 당장 치워버려야 한다. 나라의 안보와 경제를 위기로 몰아놓고도 오로지 권력투쟁에 나서고 있는 자들을 찬양하듯 ‘장미’운운하는 이 작태들을 국민들은 전혀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들은 아직도 5월의 주인공이 장미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국민들의 힘겨웠던 지난겨울을 헛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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